합격수기_이*주_2024년 이대 번역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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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간단한 합격 소감을 들려주세요.
저의 개인적 상황 상,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해서, 불합격하면 재도전은 하지 않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합격 소식을 듣고 더욱 감회가 깊었던 것 같습니다. 끝까지 격려해주시고, 수험 생활을 같이 하는 것처럼 마음 써주셨던 양성애 선생님께 감사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2.통번역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회사 생활과 그 이후 해외에서 거주하면서 간간히 경험 해봤던 번역과 통역일에서 다른 어떤 업무보다 큰 즐거움을 느꼈고, 이 일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으나, 해외에 거주하는 관계로 대학원 진학은 꿈꿀 수가 없었습니다. 작년에 귀국을 하게되면서 진학을 결심했고, 올 해 초부터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3.입시 준비를 시작할 때 자신의 영어 실력은 어느 정도였다고 생각하나요?
수년 전 IELTS를 본 적이 있는데, 읽기 9점, 듣기 9점, 말하기 8.5점, 쓰기 7점이었습니다. 영어 원서 독서를 계속 해왔고, passive vocabulary는 많은 편이나, 단순 업무나, 이메일을 제외한 academic 영어 글쓰기를 해 본 경험이 오래됐기도 했고, 많지 않아서 active vocabulary는 제한적인 수준이었습니다.

4. 영어 공부 경력 (영어 전공, 어학연수, 영어권 국가 거주, 영어 활용 업무 등)은 어느 정도 였나요?
영어는 대학에서 부전공을 했고, 영어 어학연수 경험은 없습니다. 모든 수업을 영어로 진행하는 국제대학원을 나왔고, 외국계 회사에서 영어로 업무하는 포지션으로 4년 근무했습니다. 결혼 후 남편의 일로 인해 영어권 국가들에서 총 7.5년 전업주부로 거주했습니다.
5. 특별히 위리드 영어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2월부터 양성애 선생님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양성애 선생님 수업을 계속 들었던 이유는 수업 시간 만큼은 현실적인 여러 고민과 때때로 찾아드는 낙심을 버리고 즐겁게 공부에 몰입 할 수 있게 재미있는 수업을 진행하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과 수업하면 3-4시간이 훌쩍 지나갔습니다. 수업 진행이 더뎌질지라도, 수업 시간을 넘겨가며 항상 질문에 성의있게 대답해주셨고, 언제든지 궁금한 점을 물어볼 수 있도록 편한 수업 분위기를 조성해 주셨습니다. 다양한 이슈에 대해 넓은 식견을 갖고 계셔서, 생소한 분야의 텍스트도 배경지식을 전달해 주시면서 이해를 도와주시는 부분에 감탄하면서 수업을 들었습니다.
6. 공부를 하면서 쌓은 나만의 입시 공부 노하우가 있다면?
( WRITING / SPEAKING / LISTENING 등 영역별 공부 방법 및 기타 노하우)
관사
저는 이 공부를 시작하면서 제가 관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알게되었습니다. 그저 “the”는 그 전에 나왔던 단어가 또 나오면 쓰는 정도, 특정 나라나 단어앞에 항상 붙는 정도만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막상 영작을 시작해보니, 써야할 곳에 관사를 못쓰고, 쓰지 말아야 할 곳에 관사를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아직도 확실하게 관사를 잡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선생님의 설명을 계속 듣다보니 어느새 큰 그림이 잡히게 되었습니다. 챗지피티의 도움도 받았습니다. 영문 뉴스를 챗지피티에 넣고, 모든 관사를 빼달라고 명령해서 나온 관사 없는 텍스트에 다시 a, the, 무관사를 넣어서 원문과 비교해 보는 방식으로 연습을 했습니다. 텍스트를 읽다가 무관사나 예상외의 관사 쓰임이 있을 경우 옥스포드 영영 사전을 찾아서 가산, 불가산을 확인하고, 의미 차이와 쓰임을 확인하는 것도 습관처럼 계속 했습니다.
리딩
저는 꾸준히 원서 소설을 읽어왔습니다. 그런데 시험을 준비하면서 읽기 방식을 바꿨습니다.  그 전 독서가 내용 이해만 되면 빨리 넘어가는 방식이었다면, 시험 준비를 시작하고서는 100% 알고 넘어가기, 처음 보는 표현, 단어 사용 눈여겨 보기, 모르는 단어 따로 정리해서 외우기를 같이 하면서 독서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눈여겨 보지 않았던 관사/무관사의 쓰임도 습관적으로 눈여겨 보게 되었습니다.
북클럽을 통해 읽었던 첫 책인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는 그 문체가 academic writing의 교과서 같은 책이었습니다. 그 깔끔한 문체에 감탄하면서 읽었고, 작문에 큰 도움이 되었으며, 앞으로 다시 한번 제대로 또 읽어봐야 할 책이었습니다. 사실 혼자였다면 제가 즐겨 읽는 분야의 책도 아니고, 읽더라도 한 두 챕터 읽고 고이 모셔 둘 교양서였지만, 다같이 북클럽을 통해 서로 의견을 공유해가면서 읽으니 즐겁게 완독 할 수 있었습니다.
양성애 선생님과 수업에서는 주로 뉴욕 타임즈를 많이 읽었는데, 저는 초반에 인터넷판을 구독하고 앱을 설치해서 시간 날 때마다 핸드폰으로도 수시로 기사를 읽었습니다. 물론 선생님이 주시는 자료도 차고 넘칩니다. 그렇지만 직접 구독하면 핸드폰에서 언제든지 열어서 흥미로운 분야를 수시로 읽을 수 있고, 모르는 단어도 누르면 바로 웹서치로 넘어가서 단어 공부를 할 수 있었서 좋은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영미권 독자들의 댓글도 확인할 수 있어서 재미있고, 댓글에서 원어민의 자연스런 관련 표현들도 익힐 수 있습니다. 마음에 드는 영자 신문 구독을 추천합니다. 저는 매일 그날 가장 중요한 뉴스를 압축적으로 간추린 데일리 브리핑을 매일 아침 읽고, 모르는 표현을 익히고, 관심이 있으면 추가 기사를 읽어보는 것을 습관 삼아 했습니다.
영작
영작은 선생님께서 주신 과제를 쓰고, 첨삭을 받아 참고하는 것이 가장 주된 공부였습니다. 시간 날 때는 300자 분량의 한글 텍스트, 영문 텍스트를 뽑아서 시간에 맞춰 시험 처럼 써보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리고 같은 토픽의 영문 텍스트를 찾아서 혼자 크리틱 해보고 관련 표현을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면, 교권 추락이라는 이슈에 대한 한글 사설로 영작을 해보고, cnn이나 뉴욕타임즈에 실린 한국 교권 관련 기사를 읽어서 내가 영작한 표현과 비교해보는 방식입니다.
저는 덜렁대는 편이어서, 한글 텍스트의 부사나, 때로는 문장을 빼먹는 경우가 많았고, 너무 원문에서 멀어지는 표현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이 부분을 유의하면서 공부를 했습니다. 영작을 하다보면, 각자 자주 하는 실수의 패턴이 보이게 되는데, 선생님께서 이를 지적해주시면, 왜 그런 실수가 계속 나오는지 곰곰히 생각을 해보고, 스스로 깨닫고 해법을 찾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7. 가장 도움됐던 수업과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모든 수업이 다 도움이 되었지만, 한영 번역에 가장 큰 도움을 받았던 수업을 꼽자면, 모의고사 반이었던 것 같습니다. 모의고사를 통해 100분 안에 250-300자의 한영,영한 텍스트를 쓰는 연습과 실수 패턴 인지, 자연스러운 표현 익히기가 동시에 이루어졌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진행되었던 기출 수업반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문장의 한 부분에 넣을 수 있는 여러 개의 단어들을 고민해보는데, 그러면서 선생님이 뉘앙스의 차이를 설명해주시고, 또 연관된 영단어, 한글 단어들을 소개해 주시는데, 그런 단어들이 결국 모여서 영한, 영한 번역이 조금씩 발전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시험에 이렇게 배운 영어 단어, 한글 단어들이 생각 보다 많이 나왔고, 매우 유용했습니다.
8. 입시 준비 기간 동안 하루를 어떻게 보냈나요?
 (수업, 자습, 스터디 등, 기간에 따라 어떤 비중으로 나누어 공부했는지 등)
아이들이 등교하면 8시부터 10시까지 커피를 마시며 뉴욕 타임즈 데일리 브리핑을 읽고, 관련 기사들을 읽고, 수업이 있는 날은 크리틱 준비를 했습니다.
10시부터 1시까지 수업이 있는 날에는 학원 수업을 들었고, 수업이 없는 날에는 책을 읽거나 작문 과제를 했습니다.
아이들 하교, 학원 라이딩, 저녁 준비로 오후를 보내고, 8시부터 11시까지 책을 보거나, 작문 과제, 영작 공부를 했습니다. 혼자 공부하면서 궁금했던 점은 챗지피티에게 많이 물어보곤 했습니다. 챗지피티는 가장 원어민들이 많이 쓰는 표현을 사용하는 점에서 collocation을 배우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챗지피티도 틀린 설명을 하는 경우도 많고, 관사를 틀리는 경우도 많아서 완전히 믿을 수는 없지만 대체로 80% 이상은 만족스럽게 썼고, 어색한 문장을 잘 잡아주는 편이었습니다.
연초에는 혼자 원서 소설을 4권 정도 읽었고, 5월부터는 주말에 양성애 선생님께서 진행하시는 북클럽에 조인해서 시험에 도움이 될 만 한 원서를 3~4권 정도 읽었습니다.
9월부터 모의고사 스터디에 참여하여 매주 토요일에 같이 모의 시험을 치르고, 같이 크리틱하고, 영작문을 수정하며 다시 한번 크리틱 받기를 진행했습니다. 막판에 서로 격려하고 응원해 줄 수 있는 동지가 있어서 마음에 위안이 되었습니다.
9. 위리드 담당 선생님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합격 소식을 접하고 바로 선생님께도 이메일로 드렸던 말씀이지만, 양성애 선생님 덕분에 즐겁게 시험 준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과 비슷한 연배여서 “라떼는~”하시며 옛날 영화나 학창 시절 얘기하시면, 저만 바로 이해하는 웃픈 상황들도 재미있었고, 번역가로 일하시면서 겪으신 일들도 가끔씩 얘기해주시면 너무 재밌습니다. 좋은 선생님 만나서 즐겁게 시험 공부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좋은 일이 있을까요.

10. 시험당일 어떤 마음으로 임하였고, 어떤 준비를 하셨나요?
마지막 몇 회 모의고사에서 평소와 달리 시간 안에 못들어오는 경우가 생기면서 갑자기 막판에 좀 긴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시험날은 꼭 시간 내에 다 쓰고 나오자는 생각으로 시험장에 갔습니다. 최근 텍스트가 길어지는 경향이 있어서 다 못 쓸까봐 걱정하며 차분하지 못하게 후다닥 빨리 써버린 점이 내내 후회가 되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내에 여유있게 들어왔습니다. 또 하나 후회가 되는 점은 모의고사 시험 때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최대한 의미를 짐작해보고, 전혀 모르겠을 때는 음차해서 진행했는데, 막상 시험 때는 모르는 단어가 나왔을 때, 음차하고 넘어가지 못하고 당황했고, 결국 그와 비슷하지만 의미가 다른 한글 단어를 썼습니다. 평소 보다 긴장해서 상황 판단이 잘 되지 않을 수 있으니, 꼭 미리 결정한 것들 예를 들면, 숫자 표기 방식, 모르는 단어 음차, 콜론 사용 여부 등 모든 것을 한 번 정리해서 마음에 상기하시고 시험을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11. 입시를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떤 공부이든 자기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을 인지하는게 가장 중요한 첫 단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화려한 수사를 많이 쓸 줄 알아도, 관사, 주술, 능수동태와 같은 기본 문법이 흔들리면, 그 글은 조악한 글이 되버립니다. 반대로, 투박하고 단순할지라도 문법이 탄탄하면 읽을 만한 글이 됩니다. 문법이 탄탄하지 않으신 분은 꼭 한 번 정리하고 영작을 시작하세요. 제가 쓴 글은 너무나 정직한 제 글 쓰기 수준입니다. 문법을 어느 정도 정비하셨다는 전제하에 결국 extensive reading과 intensive reading으로 기초를 다지며, 글쓰기 연습을 통해 나의 active vocabulary를 넓히는 방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양선생님이 북클럽을 만드시고, 바쁜 와중에도 원서를 꾸준히 읽게 하신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쉽고 재미있는 소위 page turner 책들을 다독하시는 것을 추천하고, 시험을 보는 해에는 <사피엔스>같은 명문으로 가득찬 책들도 무리가 되더라도 완독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영어 공부는 수용성과 생각의 유연성이 높아야 빨리 발전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쓴 글에 너무 방어적인 태도가 되면 발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시험 준비를 통해 깨닫았습니다. 영작을 하다보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한 문장을 두고 “선생님, ~~~이렇게 써도 될까요?”하는 질문이었습니다. 내가 쓴 표현도 맞는지 궁금하고, 내가 쓴 이대로 가고 싶은 마음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고 말이 된다면 선생님은 “네 그것도 맞습니다”라고 답해 주십니다. 그런데 저의 경험으로 볼 때 선생님이 쓰신 문장이 제일 원어민들이 많이 쓰고 자연스러운, 좋은 문장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럴경우 내 문장을 과감히 버리고 선생님 표현으로 내 글을 수정해서 완성 해보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선생님의 글 뿐만 아니라, 크리틱 중에서 나오는 좋은 suggestion을 수용할 줄 아는 태도가 꽤 중요한 마음가짐이라는 점을 느꼈고, 공부를 시작하시는 분들에게도 그 부분을 당부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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